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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인터뷰] 한승구 대한건설협회 회장, "일하고 싶은 직업, 평생직장 건설 산업"

건설물량 확대, 적정 공사비 확보, 합리적인 안전 규제 정비로 건설 산업 위기 해소<br>중소형공사 수익성 확보, 표준품셈 개선을 통한 공사비 현실화, SOC예산 확충 등<br>건설물량 투자 확대 매진, 불합리한 건설 관련 규제 발굴 개선<br>운전자금 조달 한계 건설사 유동성 지원을 위한 정부의 정책자금 신속 집행 필요    

 

 


일감, 자금,  수익 세 가지가 없는 ‘삼무(三無)’의 위기에 직면한 건설 산업

청년 인재의 건설업 지원율 향상 방안, AI 기술 접목 등 건설 산업 경쟁력 향상

중소 건설사들 공사의 품질・안전 확보를 위해 낙찰률 상향 적극 추진

모든 건설인들이 즐겁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

 

1947년 대한건설협회의 전신인 조선토건협회 창립을 토대로 한국 건설산업이 태동한 지 77년이 흘렀다. 지난 시간 동안 한국 건설 산업은 삽과 곡괭이로 시작해 이제는 세계 초고층 빌딩을 우리 손으로 직접 시공하는 건설강국으로 거듭났다. 하지만 77년간 한국 산업 발전의 중심에 섰던 건설 산업은 이제 미국의 금리 인상,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정책으로 성장세가 둔해지고 있다. 공공 부문에서도 정부의 사회간접자본 예산 축소 및 신규 사업 억제 기조에 따라 건설 투자가 계속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위기 상황에서 200만 건설인을 대표하는 대한건설협회의 수장이란 중책을 맡고있는 한승구 회장. 본지는 창간기념 특별인터뷰로 지난 3월 5일 제29대 대한건설협회 회장으로 취임한 한 회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대한건설협회 회장으로 취임하신지 2개월여 지났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요.

 

지난 3월 초 협회장에 취임한 지 2개월이 지났음에도 우리 건설 산업은 2023년부터 이어진 고금리 영향, 불안정한 국제정세로 인한 원자재 수급 불안 및 가격 상승으로 힘든 시기에 각종 규제와 부정적인 인식 속에서 ①일감, ②자금, ③ 수익 세 가지가 없는 ‘삼무(三無)’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어 건설투자 확대가 무엇보다 절실한 상황입니다. 지난 3월 취임 이후 국토부가 주최한 건설경기 회복 및 PF 연착륙 지원 간담회, 금융위원회가 주최한 부동산 PF 정상화 추진을 위한 금융권·건설업계 간담회, 조달청 및 건설업계 간담회 참석 그리고 한국토지주택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 한국수자원공사 간담회 등 국회, 정부, 언론계의 주요 인사들을 두루 만나며 업계의 어려움을 호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제22대 국회 구성에 맞추어 국회 및 정부(공공기관 포함)와는 고위급과 실무자급으로 구분해 정책간담회를 운영하고 각종 건설 산업 정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협회가 변화와 혁신의 중심에 있을 수 있도록 현안별 중점사업 추진 위원회, 특별 TF 위원회도 상시 설치․운영해 회원사 여러분의 참여와 소통을 확대하겠습니다. 

 

- 회장직에 오른 후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사안이 무엇인지요.

 

제가 회장 취임사에서도 밝혔듯이, 지금 건설업계 현실은 풍전등화 같은 상황에 있습니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건설물량 확대, 적정 공사비 확보, 합리적인 안전 규제 정비가 작금의 건설 산업의 위기 해소와 지속 성장에 필요한 핵심 사안인 만큼 제 임기 동안 최우선 정책과제로 삼아 추진해 나가려고 합니다. 그래서 협회는 저를 포함한 16개 시·도회장이 하나의 구심점이 되어 중소형공사 수익성 확보, 표준품셈 개선을 통한 공사비 현실화, SOC예산 확충 등 건설물량 투자 확대에 매진할 것이며, 불합리한 건설 관련 규제를 발굴하고 개선토록 할 것이며 22대 국회 개원 시 여․야 의원실 방문, 국토부. 기재부. 행안부. 공정위 등 관계 부처 방문 등을 통해 설명 드리고 입법을 통한 제도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건설 경기를 지탱하던 주택시장이 침체 후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한 방안은?

 

현재는 대형사부터 중견, 중소 건설사에 이르기까지 모든 건설사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특히 체력이 약한 중견 및 중소 건설사는 지방의 사업성이 낮은 사업장이나 비주택 공사에 쏠림이 있어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정부도 이를 인식하고 수요 진작과 유동성 문제 해결을 위해 '경제정책방향', '취약 부문 금융 지원 방안', '건설경기 회복 지원 방안' 등의 대책을 수차례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대책들이 효과를 발휘하기에는 현재 국내외 상황이 녹록지 않습니다. 중동 분쟁으로 인한 경기 불안으로 인플레이션이 쉽게 잡히지 않고 있어 올해 금리 인하마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들을 고려할 때 주택시장이 단기간 내에 회복될 것으로 보기가 어려우며 당분간 분양시장 침체와 공급절벽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이에 정부는 올해 발표한 정책들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도록 보다 세밀한 보완책을 강구하거나 운전자금 조달이 한계에 직면한 건설사들에 대한 유동성 지원을 위한 P-CBO 등의 정책자금이 신속하게 집행될 수 있도록 당부 드리는 바입니다.

 

- 대한건설협회를 어떻게 이끌 것인지요.

 

지난 40여 년간 건설업계에 종사하며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온 힘을 다하여 회원사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코자 합니다. 특히, 건설물량 확대, 적정공사비 확보, 합리적인 안전 규제 정비, 건설 산업 이미지 개선에 집중코자 합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건설투자 예산의 지속적인 증액, 업역 개편 합의안의 차질 없는 추진 등을 통해 건설물량을 창출하고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공공공사 낙찰 율을 향상시키고 품셈 및 일위대가 현실화, 기술 형 입찰 사전설명회 의무화, 표준입찰안내서와 같은 제도 정착 등으로 적정 공사비 확보를 지원하겠습니다. 또한, 처벌 위주의 안전규제와 중복처벌 규정을 개선하고 실효성 높은 산재 예방 조직체계 구축으로 건설기업의 생존을 돕겠습니다. 그리고 홍보를 위한 조직을 구성하고 활성화하여 건설 산업과 관련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홍보해 나가겠습니다. 건설 산업의 위기 해소와 지속 성장에 필요한 핵심 사안인 만큼, 제 임기동안 최우선 정책과제로 삼아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한편, 건설 산업 체질 개선에도 노력하겠습니다. 건설금융 마스터플랜을 수립하여 기업의 유동성 확보를 지원하고 협회와 건설 유관기관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도록 정비하는 한편 청년 인재의 건설업 지원율 향상 방안, AI 기술 접목, 타 산업과의 융합 등으로 건설 산업 경쟁력을 향상시키겠습니다. 

 


- 건설 산업 이미지 개선에는 무엇이 필요한가요. 

 

국민들에게 건설 산업 이미지가 아직도 부정적으로 비치고 있다는 것은 건설인의 한 사람으로서 참 안타깝고 부끄러운 일입니다. ‘건설사업자’로서의 품위에 맞게 국민의 신뢰와 정당한 평가를 받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할 것입니다. 지금도 전체 GDP에서 건설투자의 비중이 13.0%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3D산업이라는 인식과 부실시공 등으로 불거진 부정적인 이미지가 존재해 우수인력 유입과 투자를 저해하고 있습니다. 협회장으로서 이를 바탕으로 건설 산업 이미지 개선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먼저, 종합건설 유관단체 공동으로 ‘건설 산업 통합 홍보센터’를 만들겠으며 ‘건설 산업 바로 알기 캠페인’ 등을 전개해 건설 산업의 필요성과 역할을 제대로 홍보하겠다. 유튜브와 같은 SNS부터 TVㆍ라디오 광고, 기자간담회 등 전통적인 방식까지 모든 세대에게 접근하겠습니다. 그리고, 건설 산업 제반 환경도 긍정적으로 변화시켜야 합니다. 건설 산업 내 갑질을 해소하고 부적격업체의 퇴출, 신기술의 활용 확대를 통한 작업여건 개선 등을 통해 ‘일하고 싶은 산업’, ‘직업으로 삼고 싶은 산업’ 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켜 건설 산업이 국가경쟁 발전에 중요한 산업임을 널리 알리고 범 건설업계 차원에서 전개하도록 하겠습니다. 

 

 - 중소 건설사들을 위한 대책은.

 

우선 적격심사제 대상공사의 낙찰률 상향이 중요합니다. 공사의 품질・안전 확보를 위해 낙찰률 상향을 적극 추진할 계획입니다. 둘째, 일반관리비율 및 간접노무비율 등 제비율의 적정수준상향이 필요합니다. 물가・인건비 상승 및 품질・안전 강화 등 변화된 현실 반영을 위해 제비율을 상향하고, 특히 중소 건설사들의 수주영역인 10억원 미만 소규모 공사에 대한 간접노무비율 적용구간 신설되도록 하겠습니다. 셋째, 공사용 자재 직접구매 제도 손질도 시급합니다. 40억 원 미만 공사에까지 무분별하게 관급자재를 발주하는 관행 개선이 이뤄지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넷째, 공사비 부당삭감을 이의신청 대상에 포함하여 계약해지권을 부여하고 공사비 조정 등 사후조치가 가능하도록 관련법령 개정을 추진해서 공사비 부당삭감 등으로 적격심사 등 포기 자에 대한 부정당제재가 폐지되도록 할 것입니다. 아울러, 50억원 미만 현장까지 확대 적용되어 중소건설사의 생존에 중대한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는 중대재해처벌법의 손질도 반드시 필요하므로 현재 동법에 대한 헌법소원 본안심리 중인데 위헌판결을 받을 수 있도록 경제단체들과 적극 대응할 계획입니다. 

 

- 회원사들에게 전하고 싶은 바는.

 

지난 반세기 이상 우리 건설 산업은 전체 국내총생산(GDP) 건설투자 비중 13%, 취업자 중 7.5%를 차지하는 215만 명의 고용, 4년 연속 300억 달러를 넘는 해외건설 수주 등 건설업은 내수와 수출시장을 견인하며 국가경제에 큰 이바지를 해왔습니다. 그럼에도,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바가 크지만, 여전히 우리 건설 산업은 3D 산업이라는 인식과 부실시공 등 부정적 이미지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 건설 산업도 혁신의 기반을 구축해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모든 건설 인들이 즐겁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협회와 회원사들의 권익확대와 이익 창출을 실현하고 대한민국 건설업계가 더 희망찬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회원사 여러분도 변화와 도전의 정신으로 대한민국 건설 산업의 부흥과 대한건설협회의 위상 확립을 위하여 모두 함께 노력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한승구 대한건설협회 회장은.

1955년 10월 충남 대전에서 태어나 충남대 건축공학 학사와 박사 학위를 수여받았다. 1989년 계룡건설산업 부장으로 입사한 뒤 2008년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고 2017년 회장에 올랐다. 계룡건설산업은 2023년 시공능력평가 18위의 종합건설업체다. 한 회장은 2019년 대한건설협회 대전광역시회장을 맡은 뒤 2022년부터 건설공제조합 운영위원장을 역임했다. 이밖에 한국건설경영협회 부회장, 대전 상공회의소 특별위원,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출직 이사, 충남대학교·한밭대학교 건축공학부 겸임교수, 한국건축시공학회 부회장 등 건설 관련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펼쳐왔다.  

 

[인터뷰] 한승구 대한건설협회 회장, ˝일하고 싶은 직업, 평생직장 건설 산업˝ - 국토저널 (kooktojournal.news)